현대 야구에서의 8연속 선발승이 가지는 의미
2025년 4월, 한화 이글스가 구단 사상 최초로 8경기 연속 선발승을 기록하며 KBO 리그 초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비록 연승기록은 8연승에서 끝났지만 이건 단순한 연승이 아니었다. 현대 야구에서 선발 완투가 사라지고, 100구 전후 교체가 일상화된 시대에, 로테이션 전원이 돌아가며 승리를 책임졌다는 점에서 그 가치는 훨씬 크다.
이 칼럼에서는 2000년 이후 KBO 리그 주요 선발 연승 사례와 비교해, 2025 한화 선발진의 위상과 차별점을 심층 분석한다. 시대별 투수 운용 전략, 리그 평균 ERA, 투구 패턴을 참고해, 이 기록이 왜 특별한지를 짚어본다.
📊 2000년 이후 KBO 선발 연승 사례 비교
연도 | 팀 | 연승 | 특징 요약 |
2000 | 현대 유니콘스 | 9연승 | ERA 3.91, 완투율 28%, 에이스 중심 긴 이닝 시대 |
2006 | 현대 유니콘스 | 9연승 | 불펜 의존 낮고, 선발 이닝 소화율 매우 높음 |
2014 | 삼성 라이온즈 | 7연승 | 외국인 포함 안정된 로테, 득점 지원 6.2점 |
2025 | 한화 이글스 | 8연승(진행중) | QS 5회, 불펜 ERA 2.18, 평균 득점 5.7점 |
⚾ 한화 2025 선발 8연승, 무엇이 다른가?
🔹 ‘완투 중심’ → ‘분담 중심’으로의 진화
2000년대 초반 연승은 7~9이닝 책임지는 에이스의 몫이었다. 예컨대 2000년 현대는 정민태, 김수경이 완투 5회 이상. 당시 팀 평균 소화 이닝은 6.9이닝(출처: KBO 연감).
하지만 2006년을 기점으로 완투 횟수는 급감, 2020년대에는 연간 10회를 넘기기 힘든 수준이 됐다. 현대 야구는 ‘분업 시스템’으로 진화했고, 선발의 역할도 축소됐다.
그런 시대 흐름 속에서, 2025년 한화가 평균 5.7이닝을 소화하며 연승을 달린 것은 단순 운이 아닌, 시대의 틀을 깬 전술적 완성도다.
🔹 전원 고른 기여, 한 명도 빠짐없이
4월 13일부터 23일까지의 8연승 동안, 선발진 전원이 일정한 이닝과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날짜 | 선발 | 이닝 | 실점 | 피안타 | 탈삼진 | 볼넷 | 투구수 | QS |
4/13 | 문동주 | 6.0 | 1 | 3 | 6 | 0 | 81 | ○ |
4/15 | 폰세 | 7.0 | 0 | 1 | 12 | 3 | 98 | ○ |
4/16 | 와이스 | 6.0 | 2 | 7 | 10 | 1 | 112 | ○ |
4/17 | 류현진 | 5.1 | 2 | 6 | 2 | 2 | 91 | × |
4/18 | 엄상백 | 5.0 | 4 | 7 | 3 | 1 | 89 | × |
4/19 | 문동주 | 5.0 | 2 | 5 | 7 | 1 | 79 | × |
4/20 | 폰세 | 7.0 | 0 | 1 | 13 | 0 | 101 | ○ |
4/23 | 와이스 | 6.0 | 2 | 8 | 12 | 0 | 105 | ○ |
QS 5회 / 평균 이닝 5.7 / 총 탈삼진 65 / 평균 투구수 94구
에이스 한 명에 의존하지 않고, 모두가 자기 몫을 해낸 진정한 분산형 로테이션이었다.
🔹 리그 흐름과 ‘역행’하는 한화의 전략
최근 5시즌(2020~2024) 동안, KBO에서 5연속 선발승조차 보기 힘든 이유는 선발진 비중이 줄고 불펜이 중시되었기 때문.
이런 흐름에서 한화는:
- 선발 평균 ERA 2.28
- QS 5회
- 평균 5.7이닝 소화
**즉, 한화의 선발승 행진은 리그 전체와 정반대 방향으로 달리는 '역주행 성공 사례'**다.
🧭 결론 : 이건 '결과'가 아닌 '설계'다
이번 8연승은 팀 분위기나 일정 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선발 5명이 일정한 퍼포먼스를 내며, 불펜-타선과 유기적인 조화를 이뤘기에 가능했다. '운영의 완성도'로 이룬 연승이었다.
✍️ 아재독수리 한마디
연속 선발승 기록은 '8'에서 멈췄다. 하지만 KBO에서 앞으로 또 이러한 기록을 볼 수 있을 지 장담하지 못할 정도의 대단한 기록이 아닐 수 없다. 이 기간동안 맘고생 몸고생 했을 우리 선수들, 그리고 매 경기 애태우며 응원했던 우리 이글스 팬들, 모두 고생들 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