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에서 특히 화요일 야구 중계를 보다보면 중계진들이 늘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오늘 선발투수인 000은 일요일에도 투구해야 하기 때문에 투구수 관리 차원에서..." 이런 멘트를 들을 때마다 선발투수들에게 며칠의 휴식일을 부여하느냐에 따라서 성적이 많이 달라질까 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궁금증으로 이번 아재칼럼에서 MLB, NPB, KBO의 등판간격에 따른 선발투수들의 성적에 대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최근 5년(2019~2023) 동안 메이저리그(MLB), 일본프로야구(NPB), 한국프로야구(KBO)의 선발투수들을 대상으로 실제 등판 간격(이전 등판 후 경과 휴식일 수)에 따른 평균 ERA(평균자책점)와 평균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성적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MLB에서는 전통적으로 5인 선발 로테이션을 사용하여 4일 휴식(5일차 등판)이 보편적이지만, 최근에는 일정 조정으로 5일 휴식(6일차 등판)도 빈번해지고, 가끔 6일 휴식 이상도 발생합니다. 2019~2023년 기간 MLB 선발투수들의 휴식일별 평균 ERA와 WHIP는 아래와 같습니다:
휴식일 | 평균 ERA | 평균 WHIP |
4일 휴식 | 약 4.20 | 약 1.30 |
5일 휴식 | 약 4.25 | 약 1.32 |
6일 휴식 | 약 4.30 | 약 1.31 |
(주: ERA와 WHIP 값은 리그 전역 선발등판을 집계한 대략적인 평균치로, 휴식 길이에 따른 큰 차이가 없음을 나타냅니다.)
MLB의 데이터를 보면 휴식 기간에 따른 ERA와 WHIP 차이가 매우 미미합니다. 한 통계 연구에 따르면 **“짧은 휴식(13일)과 정상 휴식(46일), 그리고 연장 휴식(7일 이상) 사이에 투구 성능의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합니다. 즉, 4일 휴식이든 5일 이상 휴식이든 평균적인 투구 내용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한 분석에서는 리그 전체적으로 4일 휴식 대비 5일 이상 휴식 시 ERA가 뚜렷하게 좋거나 나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LA 다저스 팀의 경우(2015~2023년 데이터) 4일 휴식 시 ERA 3.15, 5일 휴식 시 3.46, 6일+ 휴식 시 3.39로 집계되었는데, 추가 휴식일이 성적 향상으로 직결되지는 않았습니다. 종합하면, MLB에서는 선발투수의 휴식일 길이에 따른 ERA와 WHIP의 차이가 크지 않고,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추가 휴식은 투수의 부상 방지와 컨디션 관리 측면의 이점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NPB의 경우 대부분 팀이 6인 선발 로테이션을 운영하여 **5일 휴식 후 등판(6일차 등판)**이 기본입니다. 때문에 4일 휴식은 매우 드물고, 경우에 따라 6일 휴식(예: 일정상 휴식일이 껴서 7일차 등판)도 발생합니다. 2019~2023년 기간 NPB 선발투수들의 휴식일별 평균 ERA와 WHIP는 아래와 같습니다:
휴식일 | 평균 ERA | 평균 WHIP |
4일 휴식 | 약 3.60 | 약 1.30 |
5일 휴식 | 약 3.50 | 약 1.25 |
6일 휴식 | 약 3.55 | 약 1.28 |
(NPB는 전반적으로 MLB보다 투수 ERA가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NPB에서도 휴식 기간에 따른 ERA/WHIP 차이가 크지 않은 모습입니다. 기본 로테이션인 5일 휴식에서 가장 안정된 성적을 보이고, 하루 더 짧거나 길면 약간의 변동은 있으나 큰 폭의 성능 변화는 관찰되지 않습니다. 이는 일본프로야구 투수들이 규칙적인 휴식 간격(주당 1선발 등판)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로, 일본인 투수 오타니 쇼헤이는 메이저리그 진출 후 팀에서 6일 로테이션으로 관리받았는데, 추가 휴식일을 줘도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지는 않았습니다. 2023년 한 경기에서 오타니는 특별히 하루 더 쉰 후 등판했지만 5이닝 3실점으로 평소와 비슷한 투구를 보였고, 본인도 “휴식을 더 가져도 크게 다르진 않다”고 언급했습니다. 전반적으로 NPB에서도 선발의 5일 vs. 6일 휴식 시 ERA와 WHIP는 큰 차이가 없고, 너무 잦은 등판만 피한다면 안정적인 성적을 유지하는 데에는 현재의 휴식 체계로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KBO 리그는 주로 주6일 경기, 월요일 휴무 일정으로 운영됩니다. 전통적으로 5인 선발이 일반적이지만, 시즌 일정과 투수 운용에 따라 6인 선발체제를 가동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4일 휴식 후 등판(월요일 휴무 없이 연투하거나 일정 조정 시)과 5일 휴식 후 등판(보통의 주간 로테이션), 간혹 6일 휴식 후 등판도 혼재해 있습니다. 2019~2023년 KBO 선발투수들의 휴식일별 평균 ERA와 WHIP는 아래와 같습니다:
휴식일 | 평균 ERA | 평균 WHIP |
4일 휴식 | 약 4.10 | 약 1.33 |
5일 휴식 | 약 4.20 | 약 1.35 |
6일 휴식 | 약 4.30 | 약 1.38 |
(KBO는 타고투저 성향 시즌을 포함하여 전반적으로 MLB/NPB보다 평균 ERA가 높게 나타납니다.)
KBO 리그 역시 선발 투수들의 휴식 간격별 ERA, WHIP 차이가 그다지 극명하지 않은 모습입니다. 다만 경향을 살펴보면, 4일 휴식 후 등판한 경우의 평균 성적이 다소 양호하고, 휴식일이 길어질수록 약간의 ERA/WHIP 상승(투구 내용 약간 악화)이 관찰됩니다. 이는 KBO에서 4일 휴식 등판을 주로 소화하는 투수들이 팀의 에이스급이거나 외국인 선수인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두는 반면, 6일 이상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나오는 선발은 로테이션을 한 차례 거른 경우 등이 많아 컨디션 조절이 어렵거나 하위 선발이 투입되는 사례가 있기 때문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한 예로, KT의 외국인 에이스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짧은 휴식을 선호하는 투수로 유명한데, 2021시즌 4일 휴식 후 등판한 11경기에서 압도적인 1.46의 ERA를 기록한 반면 5일 휴식 4경기에서는 ERA 4.91로 크게 높아졌고, 6일 이상 휴식 후 등판한 4경기에서도 ERA 5.49로 부진했습니다. 이처럼 일부 투수들은 오히려 짧은 휴식 간격에 더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모든 투수가 그런 것은 아니며, KBO 평균적으로 볼 때 휴식 간격 자체가 선발투수 ERA/WHIP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입니다. 다만 무리한 연투는 피하면서도 불필요하게 긴 휴식 간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투수들의 루틴 유지를 돕는 것이 안정된 성적을 내는 열쇠임을 시사합니다.
세 리그 모두에서 선발투수의 등판 간격(휴식일수)에 따른 ERA와 WHIP의 차이는 크지 않으며, 전반적으로 유사한 수준임을 알 수 있습니다. MLB에서는 4일, 5일, 6일 휴식 모두 평균 ERA와 WHIP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NPB도 주요 선발들의 5일 휴식 표준 로테이션과 그 전후 휴식일에서 성능 변화가 미미했습니다. KBO의 경우 약간의 사례별 편차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4~6일 휴식 구간별 평균 성적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는 휴식이 극단적으로 짧지 않은 이상(선발투수 기준 3일 이하의 “강행군”은 제외), 현재의 로테이션 체계에서 추가 휴식 하루 정도가 선발투수의 경기력 지표(ERA, WHIP)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거나 악화시키지 않는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결국 휴식일 관리의 이점은 성적보다는 투수의 체력 및 부상 방지 측면에서 크며, 각 리그 모두 휴식일 증가에 따른 ERA/WHIP의 경향성은 크지 않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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